한ㆍ중ㆍ일의 화산학자, 심지어 러시아까지 백두산의 재폭발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백두산의 과거 화산활동 전력 때문이다. 학계에 따르면 백두산은 고려시대인 서기 946년께 대규모로 분화했는데, 당시 화산폭발지수(VEI)는 7.4로 문헌이 전하는 인류 역사상 최악이었다. 중국은 지진관측을, 일본은 데이터수집을 통해 폭발 시점을 가늠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특수상황 탓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는 지진발생횟수다. 2002년 백두산에서 200㎞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던 강도 7.3의 지진 이후 백두산 일대에는 한 달에 최대 250여 차례에 걸쳐 지진이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백두산 지각 밑에 있는 마그마의 압력이 커져 발생하는 화산성 지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 전문가들은 화산 폭발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까지 내놓았다. 화산이 폭발하면 백두산 일대에 1m이상의 화산재가 쌓이고, 함경북도 일대는 5m이상의 화산재로 뒤덮인다는 것이다. 화산재가 편서풍을 타고 동해를 거쳐 일본까지 날아갈 것이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일본 학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고려시대 때 폭발로 백두산에서 1200㎞ 떨어진 일본 북부 아오모리 지방의 지층에서까지 화산재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백두산의 분화구가 다시 열린다면 북한은 체제붕괴의 위협에 맞닥뜨릴 것이라는 경고까지 하고 있다. 더불어 화산 폭발이 한국의 국가안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화산에 의한 남한지역의 직접적인 피해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학계의 우려와 달리, 현재까지 우리 정부의 대비책은 전무하다. 제대로 된 관측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7년 남북보건환경회담에서 북한이 지진계 설치 등을 요구했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된 사실만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공동연구나 한ㆍ중ㆍ일의 국제협력을 통해 하루빨리 관측장비를 설치하고 제대로 된 연구에 나서 분화시기와 규모 등을 조기 예측해야 재앙을 줄일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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